물류 시장은 크게 33조 원 규모의 B2B 시장과 7조 원 규모의 B2C 시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물류 스타트업은 최종 소비자에게 화물을 배송하는 B2C 물류에 주로 집중해왔습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시장을 효율적이고 기술집약적으로 만드는데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B2C 이전의 B2B 물류 시장, 항구에 도착한 원자재가 전국 각지의 공장으로 운송되고, 생산된 제품을 도소매점에 운송하는 과정은 아직 대부분의 일들이 전화와 수작업으로 돌아갑니다.
B2B 물류 시장에는 화물 운송을 의뢰하는 ‘화주’와 화물차를 소유하고 물건을 옮겨주는 ‘차주’ 사이에 이들을 연결하는 ‘주선사’가 존재합니다. 전국에 11,000곳 정도의 주선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대부분 작은 업체들로 파편화돼 있기 때문에 한 업체가 나서 자신의 비효율을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B2B 물류 시장의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 도전한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주선사를 시장의 효율을 저해하는 방해 요소로만 여겼습니다. 이들은 솔루션은 화주와 차주를 한데 모으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주선사의 업무를 대체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시장은 이들을 외면했습니다.
디어는 현장에서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차주와 2박 3일 동승하며 이야기를 들어보고, 주선사와 화주의 일을 체험해봤습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주선사의 역할은 단순히 콜을 중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선사는 복잡하고 비정형적 요소가 많은 화물 시장에서 조율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화주가 가진 화물의 종류는 천차만별이고, 이를 잘 운송하려면 그에 적합한 차량과 운송 경험을 보유한 차주를 찾아주는 주선사가 필수적입니다. 주선사는 자신의 경험지를 활용해 어떤 경로를 이용하면 정시에 도착할 수 있을지, 어떤 공장에선 어떻게 주차해야 하는 것이 하차에 용이할지 등을 조언하는 오퍼레이터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디어가 정의한 문제는 주선사는 꼭 필요한 존재지만, 그들의 업무 과정에서 우리가 기술로 개선할 수 있는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주선사는 일일이 자신이 알고 있는 차주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배차를 수행합니다.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 내에서 적합한 차주를 찾지 못할 경우에는 8개나 되는 네이버 밴드에 일일이 게시글을 올려 차주를 수소문해야 합니다. 차주분들은 세금계산서를 수기로 작성 후 우편으로 송부하며, 주선사의 경리 직원분들은 이렇게 받은 세금계산서를 전산과 대조하는 작업을 종일 수행합니다.
디어는 주선사들이 보다 편하고 효율적으로 업무할 수 있도록 B2B SaaS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